동물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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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 조여은 바람부는 숲의 호랑이들
이 작품은 조여은(趙汝殷, 1436-1449사이에 활약)이 1441년 회안부학(淮安府學)의 훈도(訓導)*였던 요붕(姚鵬, 15세기 중반에 활약)을 위해 그린 것으로 그림속에 샘물을 마시고, 발을 핥고, 나무를 긁는 등 다양한 포즈를 취하는 호랑이가 생기 넘치게 묘사되어 있습니다. 산의 바위와 계곡물, 나무의 모양과 화법이 매우 다양합니다. 호랑이의 모습은 본원이 소장한 <원나라 사람이 그린 호랑이>와 <추우(騶虞)** 그림>, 신시네티 박물관 소장의 서귀(徐貴, 1465-1487에 활약)가 그린 <어린 호랑이 그림>과 비슷합니다. 호랑이무늬와 수염과 털은 모두 선이 정밀하고 세밀하게 그려져 있는데 명초 궁정화가인 조렴(趙廉, 1403-1424에 활약)의 양식적인 전통을 반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명청시대 지방의 학교 선생님을 도와 교육관련 사무를 보았던 관직의 명칭
**전설속의 상서로운 짐승, 호랑이의 몸에 사자의 얼굴을 가졌다고 전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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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 작자미상 휘종이 그렸다고 전해지는 새 그림 사생화
이 작품은 두 폭의 그림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모두 공필(工筆)에 짙은 채색을 하였습니다. 첫 폭에는 여지(荔枝)와 치자(梔子)나무 덤불에 7마리 새와 한 마리 나비가 그려져 있는데 대영박물관이 소장한 작품과는 동일한 원본에서 나온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본원이 소장한 이 작품은 사물의 모양이나 세부묘사, 화면 공간감이 더욱 빈틈이 없이 정확하며 회화 기법이 더 풍부하게 사용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몰골법을 사용하여 치자나무 가지를 그리고 구륵법으로 나뭇잎을 그렸는데 여기에 색깔이 물들여지는 것이나 이어지거나 중첩되는 효과를 더하여 나뭇가지의 마르고 딱딱한 느낌과 시든 나뭇잎의 질감을 표현하였습니다. 항원변(項元汴, 1525-1590)의 도장들이 모두 마치 진짜처럼 보이는 것으로 볼 때, 17세기의 뛰어난 모사본일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다음 그림은 연못에 원앙이 있는데 정교함은 앞의 그림보다 더욱 뛰어납니다. 모양이 정확하고 색채는 화려하지만 속되지 않습니다. 필법이 세밀하고 다양하여 각종 깃털과 나뭇잎의 질감을 하나하나 그려내었고 물 속 새의 발모양도 생동감이 넘쳐 훌륭한 17세기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