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개벽
아주아주 오래전, 사람들은 혼돈의 세계를 마주하며 태양은 왜 떠오르고 달은 왜 이지러졌다가 다시 차오르는지 궁금해했습니다. 신화는 만물의 운행과 우주의 질서를 이해하기 위한 하나의 방식이었습니다.
이러한 상상 속에서, 한나라 사람들은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한 질서 정연한 우주상을 구축해 나갔습니다. 아직 ‘지옥’이라는 개념이 자리 잡기 전, 사람들은 죽은 뒤 태양과 달이 교차하고 음양이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세계로 간다고 믿었습니다. 그곳에서는 태양 안에 삼족오가 살고, 달 속에는 옥토끼가 있는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신과 인간은 그 세계에서 함께 살아갑니다. 복희와 여와는 인류의 시조로 여겨졌으며, 컴퍼스와 굽은 자를 손에 들고 천지의 기준을 세운 존재입니다. 서왕모는 곤륜산 정상에 머물며, 사후 세계의 질서를 주관하고 불사의 삶과 영혼의 안식을 수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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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질서에서 질서로’
본 디지털 장치는 전시 공간을 몰입형 상호작용 공간으로 조성하였습니다. 관람객은 무질서한 공간 속을 자유롭게 떠다니는 복희, 여와, 태양, 달 등의 요소를 손끝으로 터치하며 질서를 부여하고, 이를 통해 질서 있는 세계의 원형을 구성하게 됩니다.
이 작품은 중앙연구원 역사언어연구소의 역사문물진열관이 소장한 〈무량사(武梁祠) 서벽 화상석〉을 비롯하여, 고궁박물원이 소장한〈동한 쓰촨 신진애묘(新津崖墓) 복희와·여와 화상석 탁본〉, 〈산해경도〉, 청대 정관붕(丁觀鵬)의〈다섯 행성과 스물여덟 별자리 화첩〉 등에서 소재를 가져왔습니다.〈무량사(武梁祠) 서벽 화상석〉
동한 작자미상
중앙연구원 역사언어연구소 역사문물진열관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