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그림의 다중의 시간과 공간
이 역사 사건은 《사기(史記)》와 《한서(漢書)》에 모두 기록이 되어있는데 두 책의 한무제의 분노에 대한 묘사는 차이가 있습니다. 《사기》에는 「황제가 화를 내고 일어나 궁으로 돌아갔다」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한서》에는 황궁으로 돌아가는 장면은 언급하고 있지 않습니다. 송대 궁정화가가 선택한 텍스트에는 아마도 《자치통감(資治通鑑)》도 포함이 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화가가 참고한 것이 어느 저작 혹은 어떤 판본의 이야기이든 그림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많은 세부적인 부분들을 메꿔야만 합니다. 줄거리에서 화면은 교묘하게 몇 개의 서로 다른 시간 순서의 사건을 이 족자의 하나의 화면안에 녹여내었습니다. 표면적으로 원앙이 홀을 들고 간언을 하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지만 동시에 충돌이 발생하는 근원과 황제가 간언을 받아들이는 이상적인 결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부적으로 한대에는 의자가 없었는데 이야기의 핵심적인 자리 순서의 문제를 위해서 화가는 당대의 경험으로 황제와 황후의 좌석을 정교하게 묘사하였습니다. 이밖에 황실 정원 상림원은 이미 없어졌기 때문에 이 또한 화가의 창조에 의거하여 메꿔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