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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하고 신기한 물건들

《홍루몽》이 쓰여진 시대는 중국과 서양의 문화가 서로 교류하고 세계 무역이 날이 갈수록 활발해지던 18세기였습니다. 당시 서양의 선교사들이 잇달아 중국으로 왔으며 수많은 이역의 수입품을 가지고 왔는데 이것은 흔히 「양화(洋貨)」라고 불렸습니다. 궁중에서는 코담배를 담는 상자, 투명한 작은 유리병, 몸에 지니고 다니는 회중시계 등과 같은 신기한 물건들이 유행하였습니다. 이러한 물건들은 궁정과 밀접했던 조씨 집안에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조설근이 쓴 소설 속 가씨 집안에도 반영이 되고 있습니다. 이 밖에 일본에서 온 칠기도 책 속에서 동일하게 「양(洋)」이라는 글자로 설명되어 「양칠(洋漆)」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 역시 당시 유행을 따랐던 가씨 집안의 취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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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두리나(溫都里納)-금성(金星) 유리

    유럽 18세기 구리에 금성(金星) 유리를 상감한 코담배상자
    고동(故銅)2468
    길이8.2cm 높이2.8cm

    원두리나(溫都里納)는 프랑스어「aventurine」을 음역한 것으로 그 뜻은 「안에 금성(金星)이 있는 갈색 보석」이라는 의미입니다. 파생되어 「인공적으로 만든 원두리나, 이 보석을 모방하여 만든 유리나 도자기」를 말합니다. 건륭연간의 《활계당(活計檔)》을 보면 「원두리나 돌」이란 바로 「금성 유리」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인공으로 제련되어 금성이 잔뜩 뿌려진 유리는 대부분 유럽에서 들어온 것으로 그중 일부만이 청 궁정의 유리 공방에서 제작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유형의 제품은 당시에는 매우 희귀한 물건이었지만 조설근(曹雪芹)의 소설속에 자연스럽게 묘사되어 있는데 그 존재는 책 속 가씨 집안의 부귀와 멋스러움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청문은 보옥이 총애하였던 시녀입니다. 52회에서 청문은 병에 걸려 열이 나고 두통에 코 막힘이 심했습니다. 보옥은 특별히 사람들을 시켜 「금을 박아 넣고 금성 유리를 두 개 씌운 납작한 상자」를 가져와 상자안의 「왕치아(汪恰) 양담배」의 냄새를 맡도록 하였는데 이것은 바로 코담배입니다. 코담배는 진귀한 것으로 쉽게 습기에 냄새가 날라가 버려 밀폐된 상자나 병 등에 담아놓았습니다. 청문이 손톱으로 코담배를 파서 코 속에 넣고 냄새를 맡자 「순간 코 속이 맵고 신 것이 숨구멍을 열고 연속해서 재채기를 대여섯번 하고 나니 바로 눈물과 콧물이 흘러나왔다」고 한 것은 코담배가 가진 재채기로 막힌 코를 뚫어주는 효과를 매우 생동감이 있게 묘사하였습니다.

  • 자신의 시계-회중시계와 시계

    유럽 18세기 법랑으로 그리고 보석을 박은 서양인물 회중시계
    고잡(故雜)1067
    지름 4.5cm

    회중시계는 형태가 없는 시간을 구체적으로 구현하고 움직이는 시간을 몸에 착용하도록 합니다. 시계는 유럽의 과학과 금속 제련기술의 성취와 함께 사용하는 사람의 신분을 상징합니다. 회중시계와 시계는 선교사와 사절들의 발자취를 따라 중국에 와서 궁정에 진상되어 황제와 귀족들이 아끼는 물건이 되었으며 청 궁정의 조반처(造辦處)에는 「주종처(做鐘處)」가 만들어졌고 더욱이 궁정 안밖으로 멋과 유행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러한 풍조가 널리 퍼져 왕희봉(王熙鳳)을 모시는 사람도 몸에「자신의 시계」를 지니고 있었고 보옥(寶玉)의 품 안에는「호두 만한 크기의 금시계」가 있었습니다.

    회중시계는 매혹적인 무대입니다. 무대 아래에는 매우 정교하게 디자인된 톱니바퀴가 있고, 무대 위에는 가느다란 시침과 분침이 있습니다. 무대 전체는 눈부신 보석, 마노, 에나멜로 칠한 조각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시계에는 비너스 여신이 사랑의 신 큐피드의 황금 활을 빼앗는 순간을 화려하게 에나멜로 칠해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리스 신화를 들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청나라 사람들에게 회중시계 위의 인물들은 허황되어 보일 것입니다. 어쩌면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오히려 이 물품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더해진 것인지도 모릅니다.

  • 양칠(洋漆)-일본 마키에(蒔繪)

    일본 18세기 국화꽃 울타리가 장식된 나전 칠기 삼층 서랍 상자
    고칠(故漆)403
    길이22cm 높이10.7cm

    양칠(洋漆)이라는 것은 일본에서 청나라에 판매된 칠기를 말하는 것으로 바로 오늘날 「마키에(蒔繪)」라 부르는 것입니다. 양칠은 많은 경우 흑칠이나 단색칠을 한층 한층 칠한 후 다시 금으로 그리거나 금가루를 뿌리거나 금박을 입히는 것과 같은 기법으로 장식한 것입니다. 《홍루몽》에서 언급한 양칠은 「매화 모양으로 된 양칠 작은 탁자, 양칠 받침대, 양칠 차 쟁반」등이 있는데 작은 탁자 위에는 향로와 향병, 향합 그리고 여요(汝窯) 미인고(美人觚)가 놓여 지고 받침대에는 옥으로 된 물고기 모양의 옥돌이 걸려있고 쟁반위에는 찻잔이 놓여있었습니다. 수수한 검은 색은 금빛의 부귀함을 받쳐주고 이 부귀함은 받쳐 들거나 수납하는 물품을 가장 정교하고 빛나는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키에 칠기는 고풍스러운 기품과 우아함, 종이와 같은 가벼움으로 인해 명나라 후기 강남지역의 문인들에게 사랑을 받았으며 나아가 청대 궁정, 귀족부터 문인들의 사용에 영양을 미쳤습니다. 이 칠기는 마키에로 장식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나전으로 꾸며졌습니다. 국화, 잎, 울타리가 상자 표면에 펼쳐져 있으며, 그 중 일부는 조개 껍질의 은보라색으로 빛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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