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생 단체를 위한 추천 문화재 및 관람 동선
친애하는 한국 친구 여러분께:
국립고궁박물원은 송나라, 원나라, 명나라에서 청나라에 이르는 궁중 소장품을 바탕으로 약 70만 점에 달하는 소중한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특별히 한국 학생 단체를 위해 추천 문화재과 관람 동선을 마련하였습니다. 많은 사랑을 받는 대표 문화재 14점을 엄선했을 뿐 아니라 한국의 생활문화와의 연결 고리를 통해 문화재에 더욱 흥미를 느끼고 박물관의 소장품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습니다. 이번에 여러분을 위해 구성한 관람 동선은 3층 청동기 전시실에서 소개를 시작하여 옥기 전시실과 도자기 전시실을 거쳐 마지막으로 1층의 집경조 전시실까지 이어집니다. 전체 소요 시간은 약 60분으로, 내용은 깊이 있으면서도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여러분께서 즐겁게 관람하시고 유익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 예상 관람 시간: 약 60분
- 관람 대상: 학생 단체
- 동선 구성 안내: 수학여행으로 방문하는 학생들에게 이 관람 동선을 추천합니다. 3층에서 시작해 1층까지 내려오며, 국립고궁박물원의 상설전에서 대표 문화재4점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전시 작업에 따라 전시실 또는 전시품에 변동이 있을 수 있으니, 현재 전시 정보를 기준으로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대모에 보석을 박아 넣은 꽃무늬 손톱 보호대
- 청
- 1644–1911년
청대의 귀족 여성들은 대부분 손톱을 길게 길렀는데 손톱을 보호하기 위해 아름다운 손톱 보호대를 착용해 작은 몸짓 하나하나에서 더욱 우아한 아름다움을 드러냈습니다. 이 손톱 보호대는 대모(玳瑁)로 만들어졌으며, 대모의 색채는 노르스름한 갈색빛이 맑고 투명하며 표면의 꽃과 잎 장식에는 각각 분홍빛 토르멀린, 진주, 비취새의 깃, 비취가 박혀 있어 매우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옛날 사람들은 자신을 꾸미기 위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했는데, 요즘 사람들도 전혀 뒤지지 않습니다. 젤 네일을 하거나 예쁜 매니큐어를 바르고, 다양한 큐빅 장식을 붙이기도 하며 자신을 더욱 세련되고 아름답게 꾸미려 합니다.
구름과 용을 투각으로 새긴 여러 겹으로 된 상아 공
- 청
- 19세기
이 상아 공은 총 23겹으로 되어 있으며, 각 층이 모두 회전할 수 있습니다. 제작할 때는 먼저 상아를 선반으로 둥근 공 모양으로 깎은 뒤, 겉면에서 중심을 향해 여러 개의 원뿔형 구멍을 일정하게 뚫습니다. 그다음 직각의 갈고리칼을 이용해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하나하나 움직일 수 있는 얇은 여러 개의 공을 조각해 내고, 마지막으로 다양한 문양을 새깁니다. 이 공은 용 문양을 주된 장식으로 삼고 있으며 내부에는 투각 기법의 비단결 무늬가 새겨져 있고 겉면에는 구름 사이를 나는 용들이 정교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받침대는 물론 공 표면 곳곳에도 작은 용들이 가득 새겨져 있어 살아 있는 듯 생생하고 매우 사랑스럽습니다.
여러분, 용이 어디에 있는지 보이시나요? 먼저 검은 눈동자부터 찾아보세요. 그러면 용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작은 놀이를 하나 해 볼까요? 국립고궁박물원 안에 있는 다양한 중국 용과 관련된 그림이나 기물을 자세히 관찰한 뒤, 한국 고대의 용과 비교해 보면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을까요?
산호로 만든 괴성(魁星)이 합격자를 지목하는 분재
- 청
- 기원 1644-1911년
화분 중앙에 서 있는 괴성(魁星)은 붉은 산호로 만들어졌습니다. 전설에 따르면 괴성은 원래 선비였지만 외모가 빼어나지 않아 과거 시험에 붙지 못했고, 그에 분개해 물에 몸을 던졌다고 합니다. 그때 오어(鰲魚)가 그를 구해 주었고, 이후 그는 북두칠성의 첫 번째 별로 변해 인간 세상의 시험운과 벼슬길을 관장하는 신이 되었다고 합니다.
이 화분은 청대 궁중에서 유행하던 길상 장식 화분입니다. 괴성은 옥으로 만든 오어의 머리 위에 서 있고 왼손에는 진주와 붉은 보석으로 장식된 매화 가지를 들고 있어 1등을 상징하는 좋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옥 화분의 사방에는 각각 다섯 마리씩, 서로 다른 색의 보석으로 만든 박쥐 한 세트가 장식되어 있고, 이들이 ‘수(壽)’자를 둘러싸고 있어 복과 장수를 함께 기원하는 뜻을 지닙니다. 화분 안쪽에는 진주와 비취새의 깃 등으로 꽃과 돌, 물결 무늬를 장식해 전체적으로 화려할 뿐 아니라 더불어 길상적인 의미도 풍부하게 담겨 있습니다.
이 모습, 붉은 악마를 좀 닮지 않았나요? 하지만 이 괴성이라는 신은 축구를 하는 게 아니라, 급제자를 점지하는 것입니다. 이 화분 장식은 앞서 보았던 오어 화병과 마찬가지로 학생들의 학업과 벼슬길을 기원하는 의미를 담고 있을 뿐 아니라 복과 장수, 길상적인 상징도 함께 지니고 있습니다. 곧 시험을 앞둔 친구들이 있다면, 경건하고 정성 어린 마음으로 이 문화재을 감상해 보세요!